입문한 지 10개월 만에 전시회, 높은 그림 수준 ‘눈길’
정현영 화가 “현대미술 보는 안목 키워주는 게 목표”
‘정현영·김두엽 모자 화가’로 유명한 정현영 화가의 첫 번째 제자들이 쑥스러운 처녀작들을 선보이는 전시회를 개최했다.
7명의 제자들은 그림을 그려보지 않은 초보들이었지만 정현영 화가의 코칭 덕분에 전시회까지 열 정도의 화가들로 변모했다.
특히 그림에 입문한 지 10개월밖에 되지 않은 초보화가들 치고는 그림 수준이 높아 전시회를 찾는 이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현영 화가의 첫 번째 제자들은 김지안·문현순·선연숙·양옥연·유민옥·정혜영·황미선 씨 등으로 광양지역에 거주하는 평범한 일반인 여성들이다.
더불어 이들은 정현영 화가가 11년전 홍익대 강단을 접고 광양으로 내려와 그림을 가르치게 된 첫 제자들이다. 물론 어머니 김두엽 화가는 제외하고..
이들 문하생들은 지난 2022년 9월부터 주 1회 2시간씩 사라실예술촌에서 마련한 ‘못 그려도 되는 그림 교실’ 강좌에서 정현영 화가의 지도로 그림을 배웠고, 1명당 10여점씩 70여점의 그림을 그려 지난 9일부터 16일까지 사라실 창고갤러리에서 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정현영 화가는 “생전 처음 그림을 배우다 보니 잘 그리고 싶어하는 부담감을 많이 갖고 있더라”며 “못 그려도 되니까 천천히 배워보라고 격려하는 마음으로 전시회 주제를 못 그려도 되는 그림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시회 이름은 화양연화(畵樣年華)다. 보통 화양연화의 ‘화’는 꽃 화(花)를 쓰지만 이번 전시회 ‘화’는 그림 화(畵)를 썼다.
제목에 대해 정 화가는 “앞으로 전시회의 제목은 화양연화1, 화양연화2 등으로 이어갈 것”이라며 “그림으로 행복해지는 시간을 이야기하고 싶은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하생 김지안 씨는 “그림이라는 게 처음에는 재미있었는데 갈수록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됐고, 그림에 푹 빠져 날을 새면서 그림을 그렸던 날도 허다했다”며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지역사회 많은 분들이 전시회 관람과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하생 유민옥 씨는 “어릴 적 꿈이 화가였는데 포기하고 살다가 이렇게 전시된 내 그림을 보니 뿌듯하고 어릴 적 꿈을 이룬 것 같아 행복하다”며 “처음엔 선생님께서 못 그려도 된다는 말씀에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와서 보니 모두 다 못 그려서 부담이 적었고, 못 그렸는데도 잘그렸다고 칭찬해 주셔서 큰 용기가 됐다”고 웃어보였다.
정현영 화가는 “광양에는 도립미술관이 있고 세계적인 작품을 비롯해 많은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지만 작품을 보는 안목이 없다면 의미가 없는 것 아니겠냐”며 “그래서 제 수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광양시민들에게 이론적으로라도 현대미술을 보는 안목을 키워주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현영 화가가 지도하는 사라실예술촌 ‘못 그려도 되는 그림 교실’ 강좌는 현재 3기 모집을 앞두고 있다.